중등국어와 고등국어 사고력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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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구진로진학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18회 작성일 25-08-29 10:07본문
중등국어와 고등국어 사고력의 차이
- 수동성에 갇힌 사고력
본격적인 내용을 이야기하기 전에 간단한 문제 하나를 내겠다.
생각하기 쉽게 질문 내용부터 공개하겠다. 다음, 필자가 제시
하는 3편의 글에 시간의 변화가 드러나는지 판단해보자.
가) 이화우(梨花雨) 흩뿌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임
추풍낙엽(秋風落葉)에 저도 나를 생각하는가
나) 동풍(東風)이 건듯 불어 쌓인 눈을 헤쳐 내니
창 밖에 심은 매화 두세 가지 피었구나
가뜩이나 쌀쌀하고 적막한데 그윽한 향기는 무슨 일인가
황혼의 달이 쫓아와 베갯머리에 비치니
흐느끼는 듯 반기는 듯 임이신가 아니신가
저 매화를 꺾어 내어 임 계신 곳에 보내고 싶구나
임이 너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실까
꽃 지고 새 잎이 나니 녹음(綠陰)이 깔렸는데
다) 나는 지난해 여름까지 난초 두 분(盆)을 정성스레, 정말 정성을 다해 길렀었다. 3년 전 거처를 지금의 다래헌(茶來軒)으로 옮겨 왔을 때 어떤 스님이 우리 방으로 보내 준 것이다. ㉢혼자 사는 거처라 살아 있는 생물이라고는 나하고 그 애들뿐이었다.
자! 이제 답해보자. 물론 표기된 한자 때문에 생각이 힘든 분도 있을 것이다.
가) 배꽃 흩날리 때 울며잡고 이별한 임, 가을바람 떨어지는 낙엽에 ⇨있다 (봄에서 가을로)
나) 동풍이 건 듯 불어서 쌓인 눈을 헤쳐 내니~~꽃 지고 새 잎이 나니 녹음이 깔렸다 ⇨ 있다(봄에서 녹음이 짙은 여름으로)
다) 지난해 여름으로 시작하니 당연히 있다.
다음은 부산시 교육청이 출제한 실제 문제이다.
(가)
이화우(梨花雨) 흩뿌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임
추풍낙엽(秋風落葉)에 저도 나를 생각하는가
천 리(千里)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는구나
-계랑-
(나)
동풍(東風)이 건듯 불어 쌓인 눈을 헤쳐 내니
창 밖에 심은 매화 두세 가지 피었구나
가뜩이나 쌀쌀하고 적막한데 그윽한 향기는 무슨 일인가
황혼의 달이 쫓아와 베갯머리에 비치니
흐느끼는 듯 반기는 듯 임이신가 아니신가
저 매화를 꺾어 내어 임 계신 곳에 보내고 싶구나
임이 너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실까
꽃 지고 새 잎이 나니 녹음(綠陰)이 깔렸는데
㉠비단 휘장 안은 쓸쓸하고 수놓은 장막은 텅 비어 있다
연꽃을 수놓은 휘장을 걷고 공작이 그려진 병풍을 두르니
가뜩이나 시름 많은데 날은 어찌 그리도 길던가
㉡원앙이 그려진 비단을 베어 놓고 오색실을 풀어 내어
금으로 만든 자로 재어서 임의 옷 지어 내니
솜씨는 물론이거니와 격식도 갖추었구나
산호로 만든 지게 위에 백옥함에 담아 두고
임에게 보내려고 임 계신 곳 바라보니
산인가 구름인가 험하기도 험하구나
천 리(千里) 만 리(萬里) 먼 길을 누가 찾아갈까
가거든 열어 두고 나를 본 듯 반기실까
-정철, 「사미인곡」-
(다)
나는 지난해 여름까지 난초 두 분(盆)을 정성스레, 정말 정성을 다해 길렀었다. 3년 전 거처를 지금의 다래헌(茶來軒)으로 옮겨 왔을 때 어떤 스님이 우리 방으로 보내 준 것이다. ㉢혼자 사는 거처라 살아 있는 생물이라고는 나하고 그 애들뿐이었다. 그 애들을 위해 관계 서적을 구해다 읽었고, 그 애들의 건강을 위해 하이포넥스인가 하는 비료를 구해 오기도 했었다. 여름철이면 서늘한 그늘을 찾아 자리를 옮겨 주어야 했고, 겨울에는 그 애들을 위해 실내 온도를 내리곤 했다.
이런 정성을 일찍이 부모에게 바쳤더라면 아마 효자 소리를 듣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렇듯 애지중지 가꾼 보람으로 이른 봄이면 은은한 향기와 함께 연둣빛 꽃을 피워 나를 설레게 했고, 잎은 초승달처럼 항시 청청했었다. 우리 다래헌을 찾아온 사람마다 싱싱한 난초를 보고 한결같이 좋아라 했다.
㉣지난해 여름 장마가 갠 어느 날 봉선사로 운허 노사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고 앞 개울물 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 대로 목청을 돋우었다.
아차! 이때에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 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길로 돌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 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 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나간 것 같았다.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나는 난초에게 너무 집념해 버린 것이다. 이 집착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했다. 난을 가꾸면서는 산철*에도 나그네 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을 못했다. 밖에 볼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 놓아야 했고, 분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 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산철: 스님들이 거처를 떠나 수행하는 기간.
-법정, 「무소유」-
43. (가)~(다)의 공통점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공감각적 표현을 통해 대상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② 대상에 감정을 이입하여 화자의 심리 상태를 드러내고 있다.
③ 현재와 과거를 대비하여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④ 설의적 표현을 통해 현실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⑤ 시간의 흐름을 바탕으로 대상에 대한 화자의 심정을 표출하고 있다.
사실, 이 질문에 답하는 사고과정은 크게 어렵지 않다. 선택지 ⑤에서 언급한 ‘시간의 흐름을 바탕으로’를 판단의 근거로 하여 작품 속에 관련된 서술들(내용)이 있는지 확인하는 전형적인 연역판단 문제이기 때문이다.(필자는 이런 문제를 1차 분석 문제라 칭한다.) 이 문제를 맞힌 학생은 찍어서 맞힌 경우를 제외하면 필자가 언급한 형태로 문제를 풀게 되어있다. 이유는 문제는 구체적이라 그 답으로 가는 과정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의 정답률은 50% 정도이다. 도대체 우리나라 고등학교 2학년의 절반은 왜 이 문제를 틀렸을까?
몸의 성장, 정신의 성장
초등학교와 중학교,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의 학습은 분명 차이가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중학교 저학년 시기까지는 아무래도 모르는 것도 많고 생각하는 힘도 부족하기 때문에 꼼꼼히 필기하고 필기한 것을 기억하는 바탕에서 문제를 풀게 된다. 사고에서 사실적 사고에 해당하는 이 단계는 학습의 성장에서 꼭 필요한 과정이다. 신체가 변화 큰 중2,3부터는 학습 방법도 변화시켜야 하는데 초등학교 때나 고등학교 때의 학습법이 그대로인 학생들이 많다.
사고력으로 구분되는 중등과 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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